The Wedding I (Bride&Groom), 1999
얀 샤우덱 사진전 로맨시즘과 에로시즘 사이
광주 유스퀘어 금호갤러리
2012. 1. 19 - 2. 24
얀 샤우텍의 작품세계
얀 샤우텍은 사진 작업의 방향을 결정한 하나의 운명적인 요소는, 유태인의 아들로 근대사의 격동기에서 피지배국이었던 체코슬로바키아의 수도 프라하에서 출생하고 성장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그의 사진은 음울하고 흑백사진과 컬러사진 모두 불안한 분위기를 담고 있다.
The Daybreak, 1979
Tribute to Great Vincent, 1989
그가 전하고자 하는 사연은 사랑,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 육체, 죽음, 인간의 욕망 등 형이상학적 인간관계 전반을 포함한다. 인간의 육체에 관심을 두던 그는 처음 모델은 주로 헤어진 가족들이었다. 모델이 누가 되든 그의 사진 작품들은 거의 누드사진이다. 왜냐하면 옷을 입은 인물을 사진에 담는 것은 마치 섬유껍질에 둘러싸인 나무를 촬영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여인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신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Art Nouveau, 1988
Innocence, 1997
얀 샤우텍 사진 찍는 장소는 비좁은 자신의 집 지하실이다. 스튜디어의 깔끔한 벽보다 낡고 곰팡이로 얼룩진 벽을 그대로 이용하기 위해서이다. 그의 지하실 바닥의 나무판자는 축축하고 곰팡이가 생겨 그 위의 메트리스, 침대 시트, 담요 등에서도 곰팡이 냄새가 난다. 심지어 옷, 책상, 필림, 비누 까지도 죽음의 냄개가 풍긴다.
The Sweet Memories from last Summer, 1999
Goodbye, Jan!(II), 1994
이러한 환경이 그가 처해있는 프라하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배경을 숨김없이 투영하는 사진을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가 촬영한 사진 속의 인물들은 가족, 친구, 이웃, 여인들로 한정되어 있다. 가난한 그로서는 전문 모델을 고용할 수 없기도 했지만, 가족, 친구, 이웃, 여인만큼 자신의 진실과 접하며 마음대로 구사할 수 있는 피사체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따라서 당연히 부부, 부녀, 모녀, 형제, 연인 등의 육체관계와 유체, 잉태, 죽음 그리고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에 관한 것들이 그의 사진을 이끌어간다.
The Flight, 1983
The Scent of a Woman, 1976
얀 샤우텍의 사진은 경박하고 음탕해보이며, 많은 감상자들에게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반미학적인 요소가 충만한데, 그것은 평범한 요소에 충격적인 시각을 부여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이것 또한 따지고 보면 인간의 본성이나 잠재된 내면을 표출한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의 머리속에는 유태인들의 고통을 상징하는 단어인 아우슈비츠의 환상에 대한 강박관념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Cowparade Lovers, 2004
New York, New York Ι, 1985
그의 주제 선택은 가족과 주변 인물, 그리고 어둡고 곰팡이 냄새가 나는 지하실에 국한된다. 공간의 한계를 환경적 배경으로 되풀이해서 사용하는 고집스러운 창작법은 오히려 흥미진진하다. 그의 작품과 동의어가 되어버린 낡은 벽과 열린 창으로 보이는 구름낀 하늘은 그의 희망과 상상의 세계를 확장시켜 주는 요소들이다.
The TV Lovers(Mass Media), 1992
Pavla poses for the first and last time, 1978
Abundance, 1999
그의 무한한 잠재력을 갖춘 심성과 함께 불과 몇 평밖에 되지 않는 작은 공간 속에서 이룬 감정과 영상적 이미지를 포착하는 능력은 참으로 놀랍다. 얀 샤우텍은 카메라와 렌즈라는 기계장치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을 그대로 두지 않고 수채화 물감으로 채색함으로써 상상력을 마음껏 확대시키며 유태인의 비애와 숨은 영혼들, 그리고 프라하의 시민들과 그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우리들 마음 속 깊숙이 전한다.
Buuny, 2003
Slavic girl with her father, 1998
Photo by Jan Saud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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