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구름 속의 <코레조의 제우스와 이오>
제우스와 이오 1532 캔버스에 유채 701×163 빈 미술사 박물관
몰래 먹는 사과가 더 맛있듯이 아내에게 들키지 않고 사랑을 속삭이는 것처럼 재미있는 것은 없다. 공식적인 애인을 두고 사랑을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몰래한 사랑처럼 공포와 서스펜스를 주는 것은 없다. 코레조(1490~1534)의 <제우스와 이오> 작품에서 허리를 감싸고 있는 구름이 바로 제우스다. 구름으로 변한 제우스는 부드러운 손길로 빛나는 여체를 더듬으면서 입을 맞추고 있다. 한편 남성의 손길에 수줍음을 느끼면서도 저항할 수 없는 황홀감에 빠져 있는 여성은 얼굴을 살짝 돌리고 있다. 제우스가 타고난 바람둥이임을 상징하기 위해 코레조는 구름으로 표현했다. <제우스와 이오>는 그리스 신화 내용에 충실한 작품이다.
강의 신 이나코스의 딸 이오의 아름다움에 반한 제우스는 그녀에게 사랑을 속삭이지만 이오는 도망친다. 욕망을 주체하지 못한 제우스는 도망가는 이오에게 어둠의 장막을 내린다. 어둠에 익숙치 않은 이오는 도망가지 못하고 제우스에게 잡힌다. 사랑의 테크닉이 뛰어난 제우스는 그녀를 달래보지만 이오는 완강하게 거부한다. 제우스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구름으로 변한다. 두려워하는 이오의 마음도 잡고 분위기도 부드럽게 하기 위해 구름으로 변해 자신의 성적 욕망을 달성한다. 이때 한낮의 먹구름을 수상하게 여인 헤라는 급히 지상으로 내려온다. 갑작스런 헤라의 등장으로 놀란 제우스는 이오를 흰 암소로 둔갑시켜 그녀를 고생에 빠지게 한다.
이탈리아의 화가 코레조의 작품에서 보이는 관능적인 아름다움은 천박하거나 외설적인 것이 아니라 우아함이 나타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바로크 양식의 선두주자로서 부르러운 표현과 대담한 원근법을 사용해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현했다.
촉촉한 비 속의 사랑 <클림트의 다나에>
다나에 1907~1908 캔버스에 유채 77×83 개인소장
미인은 놓칠 수 없는 세상이다. 세상 전부를 사랑할 마음이 항상 있는데 아름다움을 보고 그냥 지나친다는 것은 죄악이다. 제우스는 미인의 아름다움을 결코 무시하지 않았다. 어떤 미인도 그의 사랑을 받으면 황홀함에 빠진다.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다나에>에서 다나에는 그리스 신화 속에 나오는 여성이다. 펠레폰네소스 반도 아르고스의 왕 아크리시우스는 딸 다나에가 낳은 아들이 자신을 살해할 것이라는 신탁을 듣게 된다. 아크리시우스는 딸이 아이를 갖지 못하도록 남자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다다에를 청동탑에 가두었다. 하지만 다나에에게 반한 제우스는 헤라의 질투를 피하기 위해 황금비로 모습을 바꿔서 다나에의 체내에 들어가 사랑을 나눈다. 다나에가 낳은 제우스의 아들은 훗날 메두사를 퇴치한 영웅 페르세우스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다나에 이야기는 클림트의 성적 환상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소재였다. 탄성이 나올 것만 같은 벌어진 입술, 풍요로운 세계에 빠져 있는 듯한 발그레한 볼, 다나에는 혼자 사랑 속에 빠져 있다. 어둠 속에서 내리는 황금비는 벌어진 허벅지 사이로 흐르고 있는데 이는 남자의 정자를 상징한다. 이 작품에서 금색은 황홀경의 색이며 관능의 색이다. 웅크린 채 태아 같은 자세의 다나에는 성적 황홀감에 빠져 있어 눈을 감고 있지만 그녀 역시 남성의 열렬한 사랑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성의 감성은 남성에 의해 지배받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클림트는 이 작품에서 신화적의 내용은 제거하고 제우스와 사랑을 나누면서 희열을 느끼고 있는 장면만 강조했다. 이 작품에서 남성의 존재가 실제하지 않기 때문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상하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클림트에게 여성은 작품의 중요 소재였다.
명화속의 삶과 욕망 박희숙 2007
마로니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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