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우(Bae Bien-U) 사진展
섬과 숲 사이에서
소나무 사진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는 배병우(Bae Bien-U)님의 사진展에 다녀왔다. 사진展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3월 19일 부터 6월 21일 까지 열리고 있다. 전남 여수 출신인 작가는 이른 시기부터 지속적으로 섬과 바다 풍경을 작품화 했고, 이런 섬과 바다 풍경은 그의 작품 세계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작가는 1984년 동해 낙산사의 소나무를 시작으로 소나무를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했고, 사진에 대한 열정으로 전국 곳곳의 소나무를 찾아다녔다. 그가 그렇게 찾던 소나무 중 최고는 경주 소나무 숲 이었다. 작가의 소나무 사진작품은 열기설기 엉켜있는 소나무, 또는 앵글 위로 용솟음치며 상승한 듯한 구도의 소나무들이 다수이다.
작가는 아침 여명의 소나무 숲을 즐겨 찍는다. 어부였던 아버지가 이른 새벽에 배를 타고 떠나는 것처럼 그도 이른 아침이 더 익숙하다고 한다. 인적이 드문 새벽 동틀 무렵 원경의 소나무들 사이로 안개처럼 희미한 빛이 비치는 순간을 작가는 사진으로 담았다. 아침이 열리는 고요하고 부드러운 원경의 풍경과 검은 소나무의 동체는 마치 수묵화에서 먹물이 연하게 퍼진 듯한 배경사이로 몰골법을 사용하여 세로로 그어 내려 농묵의 조화를 들어낸 한폭의 한국화를 보는듯하다.
다양한 형태와 변화들을 갖는 한 화면속의 소나무들은 화면에 역동성과 율동감을 두드러지게 나타낸다. 또한 그의 소나무는 동체를 밀착해서 촬영하여 특히 나무껍질의 거친 질감을 강조했다. 이런 소나무의 거친 질감은 죽은자의 영혼을 안식시키고 수호수처럼 굳건하게 왕릉을 지키며 그곳을 지내왔을 시간과 생명력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흑백사진을 즐겨 찍어 흑백사진 작가로 알려진 작가는 소나무뿐만 아니라 섬과 바다풍경, 제주 오름, 창덕궁, 바람 등의 풍경들 대부분을 흑백사진으로 제작한다. 이런 흑백사진은 흑백사진 특유의 과거 세월의 흔적을 자아내는 역활과 함께 아득한 서정을 담고 있다. 자연스럽게 전통 수묵화를 상기시키는 흑백사진은 주제를 단순화하여 강조케 하고 작가의 조형세계를 집중화시킨다.
작가는 가장 흔한 나무인 소나무와 자연 풍경을 사진에 담아 한국의 자연미를 응축해서 표현했다. 그가 이러한 성과를 내었던 것은 수많은 시간을 자연과 함께 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조형화시켰으며 또한 작가 자신만이 가진 예술적 아우리가 이었기 때문이다. 사진은 손가락의 움직임, 감각, 숨결, 사상, 재능, 시선 등등이 종합되어 만들어진다. 배병우 작가만이 갖는 예술적 아우라는 남도의 예술다운 맛, 따뜻한 서정성이 작가의 사진 작품 속에 배어 나온 것으로 보여진다.
photo by - 배병우 Bae Bien-U
작가는 소나무 사진 촬영에 많이 사용하는 카메라는 아래 그림의 Iinhof Technorama camera 라고 하는 필림식 중형 파노라마 카메라를 주로 사용 한다고 한다. 좀 생소한 카메라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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