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 서툰 사람
인상주의자 카이유보트<창가의 남자>작품 속의 남자는 거실에서 거리를 내려다본다. 그 자세는 마치 황제처럼 자신 있고 당당하다. 그는 이 공간을 지배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의 지배력은 열린 창으로 뻗어나가는 시선을 통해 바깥세상으로까지 확장된다. 그의 시야 멀찍이 한 여인이 지나가고 있다. 그의 시선이 여인에게 멈추었다면 그 여인이 바로 지금 그가 지배하고자 하는 표적이다.
상대방을 지배하려고 드는 사람은 인간관계에 서툰 사람들 부류에 속한다. 이런 사람은 아주 이기적인 집을 마음속에 지어놓고 그 집 안에 사랑하는 사람을 가두려한다. 정작 스스로는 틀지어 놓은 규칙들이 깨어질까 두려워하면서, 상대방은 많은 것을 희생적으로 변화시켜 자신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포함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닫힌 공간에서 탈출하기
독일 낭만주의의 화가 프리드리히의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를 보면, 카이유보트의 그림에서처럼 뒷모습을 보인 채 서있는 남자가 있다. 그러나 카이유보트가 그린 남자와는 달리 이 남자는 아무 것도 틀 지워지지 않은 대자연 앞에 서 있다. 그는 제법 높은 곳에 올라와 있지만, 자연의 높이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자연의 넓이도 그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가시적으로 한정된 공간을 지배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한하게 펼쳐지는 공간을 방랑하는 사람이다.
관계의 속성은 방랑에 가까운 것 같다. 자연을 방랑하는 태도로 상대방의 세계에 다가가면,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은 배로 넓어질 것이다. 자연은 해마다 돌아오는 계절처럼 규칙적이면서도 형형색색 그 모습이 변화무쌍하고, 때론 폭풍우처럼 예측불가능하다. 자연은 바위처럼 늘 한결같은가 하면, 파도처럼 모험적이고 얼음처럼 차갑기도 하다. 자연을 여행하듯 사람을 맞이하고 사랑을 해야 한다.
그림에, 마음을 놓다. (이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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