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보살핌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어머니>
피레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어머니> 1886 캔버스에 유채 114×73 플로리다 세인트피터즈버그 미술관
여자가 출산하고 하고 나서 가장 큰 변화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이에게 젖을 먹일 수 있다는 것이다. 출산 이전 여자로서의 삶에서는 절대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모습이다. 여자에게 아이가 먼저이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는 중요치 않다. 그래서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여성미를 찾는 사람은 없다. 위대하고 숭고한 어머니의 원초적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이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의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어머니> 작품에서 아이는 엄마의 품안에서 가장 안전하게 보호받으면서 젖을 먹고 엄마는 그런 아이가 사랑스럽기만 해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엄마의 모습에서 사랑이 넘쳐흐르고 있다. 르누아르는 일상적이지만 지극히 짧은 순간에 이루어지는 행복을 포착해 표현했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모자는 르누아르의 아내 알린과 아들 피에르다. 르누아르는 알린과 피에르 모자가 같이 있는 행복한 모습을 여러 차례 그렸다. 이 작품은 색채가 강렬하나 화면 전체의 색 어느 것 하나 눈에 띄는 색이 없이 절제되어 있어 안정감을 주고 있다. 젖을 먹는 아이와 어머니의 모습이 사실적이고 정확하게 묘사되어 있으면서도 화면 전체에 흐르는 따뜻한 색감은 행복한 모자의 모습을 더욱 더 강조하고 있다.
또한 아이에게 젖을 먹이고 있으면서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남편을 보고 있는 모자의 모습이 전체적으로 둥근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르누아르가 사물의 형태를 명확하게 표현하고자 강조한 둥근 형태의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르누아르의 이 작품은 사실적 묘사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시기에 제작된 작품이다. 이 작품이 제작할 당시 그는 불모의 시기라고 불리던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풍부한 색채보다는 선을 강조했었다.
애정결핍 |프리다 칼로의 <유모와 나>
프리다 칼로<유모와 나> 1937 금속판에 유채 30.5×34.5 멕시코 시티 돌로레스 올메도 재단
아이에게 끝도 없는 사랑을 베풀고 싶지만 사정으로 인해 아이에게 젖을 먹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가 사랑으로 크는 나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전업주부가 아닌 경우 또는 형제가 많았을 때 여자는 한 아이게만 사랑을 쏟지 못한다. 여자들은 모성본능으로 무조건적으로 자신의 아이를 사랑하지만 큰 아이보다는 작은 아이에게 사랑을 더 많이 베푼다. 조금 컸다는 이유로 큰 아이에게 사랑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못하기 때문에 큰 아이는 성장하는 내내 사랑을 갈구한다.
<유모와 나>는 프리다 칼로(1907∼1954)의 자전적인 작품이다. 프리다의 어머니는 그녀가 11개월 때 동생을 낳았다. 프리다에게 충분한 시간을 낼 수 없었던 어머니는 유모를 고용하게 된다. 여동생 때문에 유모의 젖을 먹고 클 수밖에 없었던 프리다에게 그것은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되었고 자신의 상처를 작품으로 표출했다.
이 작품 속 인디언 유모는 멕시코 고유의 테오티우아칸 인디언의 돌가면을 쓰고 있다.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은 가면으로 인해 사랑스러운 행위라기보다는 냉담하고 거리감이 느껴진다. 프리다는 자신과 유모와의 관계를 가면으로 표현했다. 프리다는 멕시코 전통을 충실하게 표현하면서도 아이를 안고 있는 서구의 성모상과 혼합시켰다. 하지만 서구의 성모상이 모자간의 사랑을 표현했다면 작품 속의 유모는 아이에게 눈조차 마주치지 않는다. 젖을 먹이면서도 아이에게는 관심이 없다. 유모는 기계적으로 아이에게 젖을 먹이고 있을 뿐이다. 어머니에게 볼 수 있는 사랑을 이 작품에선 찾아 볼 수 없다.
프리다 칼로(1907∼1954)는 이 작품을 자신의 가장 강렬한 작품 중에 하나라고 꼽았을 정도다. 그녀가 어머니에게 느꼈던 감정의 불균형을 단적으로 이 작품은 보여주고 있다.
명화 속의 삶과 욕망_박희숙 2007
마로니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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