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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그림・전시

키스의 시작과 끝

by 파장 2012. 7. 1.

첫키스|제라드의 <프시케와 에로스>

 

프랑수아 제라드<프시케와 에로스>1798 캔버스애유채 파리 루브르 박물관

 

엇이든지 첫벗째라는 것은 기대감을 가지게 하지만, 첫 키스처럼 미지에 대한 호기심과 다가올 사랑에 대한 기대감을 동반하는 것도 없다. 그러나 첫키스는 기대만큼 달콤하지 않다. 상상 속의 키스는 너무나 황홀하고 달콤하지만, 현실의 키스는 기대가 큰 만큼 실망할 수도 있다.

제라드의<프시케와 에로스>는 첫 키스를 받는 순결한 여인의 마음을 표현한 작품이다. 첫키스를 받는 여인은 사랑을 받아들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프시케는 손을 가려 소극적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사랑을 기다리고 있었기에 사슴은 드러내고 있다.

사랑의 신 에로스에게 첫키스를 받는 프시케 주제는 그리스신화에는 나오지 않는 이야기로서, 2세기경 아폴레이우스가 쓴 『황금 나귀』에서 처음 등장했다. 아름다움의 신 아프로디테는 청순한 아름다움을 지닌 프시케를 질투했다. 아프로디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녀가 자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들 에로스를 시켜 프시케가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하도록 부추긴다. 사랑의 신 에로스가 쏜 화살을 맞으면 첫번째 본 상대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힘을 이용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에로스는 프시케를 본 순간 사랑의 화살을 자신에게 쏘아버린다.

에로스는 어머니 아프로디테가 무서워 밤마다 프시케를 찾아와 사랑을 나누지만 자신의 정체를 밝힐 수는 없었다. 하지만 자신과 사랑에 빠져 있는 사람을 보고 싶어 하는 궁금중을 참지 못한 프시케는 절대 보려고 해서는 안된다는 에로스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깊은밤 잠든 에로스의 얼글을 보게된다. 실망한 에로스는 다시는 그녀를 찾지 않겠다고 떠나고, 절망에 빠진 프시케는 사랑을 찾기 위해 온갇 시련을 겪는다. 결국 둘은 영원히 떨어지지 않고 하나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제라드는 이 이야기에서 두려우면서도 호기심 가득한 프시케가 에로스에게 첫 키스를 받는 장면을 표현했다.

프랑수아 제라드(1770~1873)는 1793년에 제작된 안토니오 카노바의 유명한 조각<에로스와 프시케>를 모방하여 이 작품을 그렸다. 제라드는 이 작품에서 조각이 표현하지 못한 사실적이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표현했다.

 

마지막 키스 | 앵그르의 <파올로와 프란제시카>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리<파올로와 프란체스카>1879 캔버스유채 48×39 상티유 콩테 미술관

 

생 어쩌지도 못한 채 사랑을 가슴 속에 담아두고 살자니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고, 그렇다고 주변의 환경을 무시한 채 사랑을 이룰 수도 없다. 이 불행한 연인이 마지막으로 택하는 것은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죽음일 수 있다. 그들은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마지막 키스로 하나가 됨을 증명하고자 한다. 연인들의 사랑의 증거는 키스다. 감정이 배제된 채 키스하는 연인들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망적인 사랑에 빠져 있을 때 키스는 비극적이다. 죽음을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앵그르의<파올로와 프란체스카>는 단테의 『신곡』 가운데 '지옥' 편에 나오는 이야기를 표현한 작품이다.프란체스카와 파올로가 사랑에 빠져 있는 장면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하지만 이 불행한 연인들은 전혀 눈치 ㅜ채지 못하고 서로에게 열중하고 있을 뿐이다. 프란체스카의 남편인 말라테스타 조반니가 칼을 들고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 이야기는 13 세기에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프란체스카는 첫눈에 반한 남자 파올로가 남편인 줄 알고 정략결혼을 허락한다. 하지만 파올로는 말라테스타 조반니의 동생이였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려 용서받지 못할 행동을 하고, 여자의 남편은 질투에 눈이 멀어 두 사람의 목을 칼로 베어버린다.

장 어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는 이 작품에서 한 화면에 사랑과 죽음을 동시에 표현했다. 하지만 죽음의 그림자보다는 붉은 옷의 프란체스카와 파올로의 정열적인 키스가 중심이 되어 있다. 앵그르는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이 작품에서 연인을 중심으로 배경을 단순화시켰다.

명화 속의 삶과 욕망_박희순 2007

마로니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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