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여줘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그네 타는 여인의 행복한 우연>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그네 타는 여인의 행복한 우연>
1767년 캔버스 유채 81×64, 런던 윌레이스 컬렉션
사랑은 무엇일까?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는 것처럼 위험한 일은 없다. 특히 사랑하는 연인들의 관계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무조건 퍼주는 사랑은 싫증을 느끼기 때문에 새처럼 날아가 버린다. 사랑에 속박될수록 사랑을 숨겨야지 사랑받는 것이 너무나 고마워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식어버린다. 사랑은 양파 껍질처럼 조금씩 껍질을 벗겨야한다. 감추면 감출수록 더 보고 싶어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연인과 사랑을 할 때 자신의 전부를 보여줄 때도 있지만 은근슬쩍 보여주는 것이 더 자극적일 때가 있다.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에 더욱더 에로틱하게 느껴진다. 남자는 평생 여자의 옷을 벗기기 위해 작업을 하지만 하나씩 벗기는 순간을 남자는 더욱 즐기는 심리는 가지고 있다. 사랑의 기술이 발달한 남자일수록 여인의 옷을 벗기는 것을 급하게 서두르지 않는다. 사랑하는 데 급할 게 없기 때문이다.
연인들은 공개된 장소에서도 두 사람만의 은밀한 사랑의 행위를 속삭일 수 있는 것처럼 <그네 타는 여인의 행복한 우연>은 세상 사람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 속임수를 써야 하는 연인들의 즐거움을 세밀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을 주문한 화상은 가톨릭 주교가 그네를 밀고 여인은 두 다리가 보일 정도로 그네를 타고 있는 모습을 그려달라고 했다.
처음 달콤한 밀회를 즐기고 있었던 주교와 여인은 공원에서 그네를 발견한다. 주교가 미는 그네를 타고 있는 여인은 공원 숲속에서 그녀를 쳐다보고 있는 남자에게 눈길이 간다. 두 다리가 훤히 보일 정도로 그네 타는 모습을 보고 남자는 마음을 잡을 수 없었고 여인은 남자의 그런 시선을 즐기고 있었다. 그 이후 여인은 주교 모르게 그네를 탈 때 은밀하면서도 과감하게 더욱더 다리를 들어올려 남자의 욕망을 자극하게 된다. 두 사람의 사랑이 점점 농도가 짙어가자 여인은 신발 하나를 벗어 숲 속으로 던진다. 신발을 들고 여인의 침실로 찾아오라는 의미였던 것이다.
화상과 그네 타는 여인은 은밀한 만남을 즐기는 연인이었다. 이 작품을 주문했던 화상은 신발을 들고 여인을 찾아가지 않고 프라고나르에게 그림을 먼저 부탁한다. 이 작품을 들고 여인을 찾아갈 의도였던 것이다.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1732~1806>는 연인들의 감정을 과감하게 표현한 화가다. 그는 이 작품에서 연인들의 달아오른 감정을 울창한 숲으로 표현했으며 또한 당시 신발은 귀족들의 정숙함과 품위, 인격을 상징하는 물건이었지만 여기서 프라고나르가 신발이 공중으로 날아간 것으로 표현한 것은 귀족들의 품위를 풍자한 것이다. 이 작품으로 프라고나르는 명성을 얻었다.
가난한 만남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그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그네> 1876년 캔버스 유채 92×73 파리 오르세 미술관 소장
세모시 옥색 치마 로 시작되는 동명의 가곡이 있다. 바람에 치마 날리는 아름다운 여인의 자태에 남자들의 가슴은 울렁거린다.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뛰지 않는다면 그는 아마도 성직자에 가까운 이일 것이다. 이렇듯 그네는 우리 주변에서 연인들을 맺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이몽룡이 성춘향의 그네 타는 모습에 반해 그날로 남녀상열지사 일을 벌인다. 만일 춘향이가 그네를 타지 않았다면 하룻밤의 역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처럼 동서양을 막론하고 연인들이 쉽게 만날 수 있는 장소에 꼭 있는 것이 그네다.
첫눈에 반한 춘향이와 이몽룡의 행동은 요즘의 현실에도 너무나 속도가 빠른 행동이지만 사랑한다면 만남의 시간은 중요치 않다. 사랑은 젊은 날에 해야 할 일들 중에 하나다. 젊은 날 매일 같이 사랑을 해도 시간은 너무나 짧다.
르누아르의 <그네>는 젊은 연인들의 순박하고도 아름다운 일상을 표현한 작품이다. 화면 속에 등을 보이고 있는 남자는 르누아르의 친구인 화가 게네트이며 그네를 타고 있는 여인은 그의 동생이자 게네트의 애인인 잔이다.
어린 소녀의 모습을 지니고 있는 여인은 연인 앞에서 수줍음에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있고 나무 옆에 어린이는 두 사람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고 있다.
이 작품에서 나무 그들 사이로 밝게 비추고 있는 햇살로 인해 화면의 분위기가 밝고 경쾌하다. 특히 여인의 옷의 푸른 리본은 나무 그늘의 어두운 분위기를 환하게 해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르누아르가 이 작품에서 표현하고자 한 것은 젊은 날의 밝은 사랑이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는 행복한 연인들의 분위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던 화가다.
르누아르는 아카데미 회화의 형식을 깨뜨리고 평범한 일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는데 이 작품은 행복한 일상을 표현한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르누아르가 처음 파리에 마련한 아틀리에의 정원에서 제작했다.
명화 속의 삶과 욕망 박희숙 2007
마로니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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