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위해 거을 보는 여자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거울을 보는비너스>
디에고 벨라스케스 <거울을 보는 비너스> 1644년, 캔버스 유채, 122×177, 런던 국립 미술관 소장
여자와 거울은 불가분의 관계다. 여자들은 거울을 좋아한다. 거울만 있으면 하루 종일 잘 놀 수 있는 여자들이 많이 있다. 남자들이 보기에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생각이 들 정도지만 사실 여자에게 거울은 정신적인 위안을 주는 존재다. 여자는 거울만 있다면 외롭지 않다.
여자는 남자를 위해 거울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만족을 위해 거울을 본다. 그래서 거울 안보는 여자는 여자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생물학적인 여자로만 남아 있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에고 벨라스케스(1599∼1660)의 <거울을 보는 비너스>는 여자에게 거울은 어떤 존재인가를 잘 표현했다.
여자에게 거울은 자기애의 첫 번째다. 비너스가 침대 위에서 벌거벗은 등을 드러낸 채 누워 있다. 그녀의 살갗은 장밋빛으로 빛나고 풍만한 엉덩이에 비해 유난히 허리는 가늘다. 등 뒤만 보이고 있어도 비너스의 뛰어난 몸매는 요염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면 미인이라고 할 수 없다. 뒷모습만 사랑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랑의 신 큐피드는 거울을 들고 비너스의 얼굴을
보여주면서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해 거울 속 비너스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큐피드는 이 여인이 신화 속의 인물 비너스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벨라스케스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거울의 효과에 관심을 가졌고 화면 속에 허구의 공간까지 보여주기를 원했다. 이 작품은 거울을 이용한 그의 작품 중에 하나이면서 벨라스케스의 유일한 누드화다. 또한 이 작품은 동시대의 누드화에서 보여주었던 풍만함에서 벗어나 당시에 획기적으로 누드를 날씬하게 표현했다.
디에고 벨라스케스는 이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자신의 정부에게 실제로 관능적인 포즈를 요구했는데 이 여인은 로마의 상류층 여인으로 벨라스케스의 아이를 낳았다.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 |존 워터하우스의 <에코와 나르키소스>
존 월리암 워터하우스<에코아 나르키소스> 1903 캔버스에 유채 109×189 리버플 워커 미술관
‘남자가 무슨 거울을…’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남성우월주의에 빠져 아직도 시대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남자도 사랑받기 위해서는 가꿔야만 한다. 지금은 젊은 사람이나 중년이나 헤라클레스처럼 강한 남성보다는 꽃미남이 사랑받고 있다. 젊고 활기차고 부드러운 남자가 요즘 최고로 각광받는 남자고 그런 남자를 싫어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누구에게라도 호감을 준다는 것은 성공의 첫 번째 비결이다. 성공을 싫어하는 사람은 성직자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고 보통의 남자는 일에 대한 성공을 위해 자신의 전 생애를 바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애가 많은 사람일수록 성공에 대한 꿈을 가진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다른 일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치면 모자르니만 못하다고 했다.
존 워터하우스(1849~1917)의 <에코와 나르키소스>에서 나르키소스는 수면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빠져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나르키소스와 에코의 이야기 중에서 나르키소스가 수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는 장면이다.
나르키소스를 사랑하는 에코가 보고 있어도 자신의 얼굴 외에는 관심이 없다. 제우스의 불륜을 쫓아가던 헤라는 에코를 만나서 제우스의 행방을 묻지만 수다 외에는 듣지 못하자 에코에게 벌을 내린다. 그 이후 에코는 자신의 말을 하지 못하고 남의 말을 따라할 뿐이었다. 나르키소스는 수면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말을 걸고 에코는 그 말을 따라하고 나르키소스는 그 말이 대답인 줄 알고 있다. 에코가 나르키소스를 짝사랑하지만 그는 자신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상사병으로 결국 죽고 만다. 나르키소스는 자기애가 강한 인물로 상징되고 있다.
존 워터하우스는 이 작품에서 너무나 자기 자신을 사랑해 자신의 그림자조차 구별하지 못하고 주변을 돌아볼 줄 몰라 스스로 파멸을 길의 가고 있는 내용을 서정적으로 표현했다.
명화 속의 삶과 욕망 박희숙 2007
마로니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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