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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그림・전시

사랑 , 달콤함과 그 쓸쓸함에 대하여

by 파장 2012. 7. 2.

지금 사랑하라 |프랑수아 부셰의 <헤라클레스와 옴팔레>

 

헤라클레스와 옴팔레 1730경 캔버스에 유채 90×74 모스크바 푸쉬킨 미술관

 

랑의 첫번째 단계는 키스이다. 사랑하는 여인들에게 키스처럼 달콤한 묘약은 없다. 키스는 연애의 기초이자 섹스의 입문이다. 부셰의<헤라클레스와 옴팔레>는 신화의 주제를 빌려서 육체의 탐틱을 표현한 작품이다.

 

리디아의 여왕 옴팔레는 그리스신화 중에서도 남성을 유혹하는 기술이 뛰어난 여자였다. 신들의 노여움을 산 헤라클레스는 옴팔레의 궁전에서 노예로 살게 되었다. 당시 리디아는 경제 부국으로서 쾌락의 도시였다. 리다아의 여성들은 결혼 후의 만족한 생활을 위해 혼전 관계를 통해 섹스를 배우는 풍조가 있었다.

 

여왕 옴팔레의 남편 편력은 리디아에서도 최고였다. 미인으로써 기교 까지 뛰어난 옴팔레의 능력을 아무도 쫓아오지 못했다. 남자를 다루는 데 있어 탁월한 재주를 가진 옴팔레에게 헤라클레스가 빠져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녀의 성적 매력에 빠져는 헤라클레스는 더 이상 강한 남자가 아니였다. 헤라클레스는 순하디 순한 양으로 바뀌어 그녀가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기간이 무려 3년이나 지속된다. 3명의 자식을 낳은 옴팔레가 헤라클레스를 놓아준 것은 성적 매력이 감소해서가 아니라 그의 신분을 알고 해방시켜준 것이다.

 

옴팔레의 다리가 헤라클레스의 구리빛 허벅지에 얹혀 있는 도발적인 모습은 그들의 사랑이 절정에 다달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완벽한 근육질의 헤라클레스가 정열에 못이겨 우유빛 탐스러운 가슴을 움켜쥐고 있는 모습은 남녀간의 농익은 정념을 잘 나타내고 있다. 두 눈을 감은채 황홀경에 빠져 있는 두 남녀의 관능적인 모습이 잘 묘사된 작품이다. 쾌락에 빠져 있는 귀족들의 생활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부셰가 적나라하게 남녀간의 쾌락을 묘사하지 않고 신화를 빌려서 표현한 것은 그 당시 사회 분위기가 음화를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랑의 허무함 |피에르 보나르 <남과 여>

  

피에르 보나르<남과여> 1900캔버스에 유채115×72 오르세 미술관

 

 

람들은 언제나 사랑 받기 원하고 언제나 사랑에 사로잡혀 있지만 사랑도 유효기간이 있다. 항상 사랑에 맹세를 하지만 가파르게 피어오르는 사랑은 짧다. 섹스는 정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지만 섹스 후 남녀 간의 감정 차이는 확연하다. 그래서 사랑을 맹세할 때와 사랑이 끝났을 때는 다르다. 남녀의 감정의 선이 다르기 때문에 사랑에 절대로 만족하지 못한다. 누가 사랑이 지나간 자리는 아름답다고 했는가? 사실은 거짓말 같은 이야기다. 사랑하는 순간 남녀가 감정에 도취되어 운명을 잉태하고자 하나 정렬에서 벗어나는 순간 남는 것은 허무다. 사실 소유하지 못하는 사랑일수록 남녀 간 감정 차이는 더욱 심화되어 나타난다.

 

남자와 여자의 감정 차이를 극렬하게 보여주고 있는 피에르 보나르(1867~1947)의 <남과 여> 작품은 기묘한 구도 만큼 남자와 여자의 미묘한 표정 대립이 돋보이고 있는 수작이다. <남과 여> 작품에서 한 가운데 접어진 가리개를 중심으로 기다랗게 이등분되고 있는 화면은 막 사랑이 끝났음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이등분한 화면 속의 남녀는 각각 다른 표정으로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데 가늘고 길게 늘어진 형태의 남자 표정에서는 침울함이 감돌고 있고 반대로 통통한 몸매를 구부리고옷을 입으려고 앞으로 나가는 남자의 모습에서 사랑이 지나갔음을 보여주고 있는 이 작품은 보나르의 의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으며 두 인물을 배치하는 구도가 조형성을 발휘하고 있다. 회화에서 처음으로 욕조를 그렸던 화가 보나르는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보나르는 집안에서나 자신 스스로도 변호사로서 인생의 행로를 규정지었지만 예술가의 자유로운 삶을 동경한 그는 거기에 적응할 수가 없었다.

 

보나르는 본격적으로 그림에만 전념하기로 결심한다. 섬세한 감정을 지닌 보나르가 삶을 새롭게 인식하면서 그림들은 좀더 풍부해졌고 밝아졌다. 보나르는 <쾌락> <연구> <유희> <여행> 이라는 네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더할 나위 없이 환상적인 변주들을 수없이 창조하기 시작했다. 목신들, 님프들, 물 밖으로 나오는 여인들 등 자유롭고 활기찬 모습들을 그는 섬세한 감각으로 색채와 여성적인 우아함으로 표현했다. 관능적이고 친밀한 작품보다 조형적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작품이 나타난다. 보나르의 자유로운 사고는 어떤 한 가지 틀에 매여 있는 형식을 거부하고 풍부하고 세련된 색채의 세계를 창조했다.

 

명화속의 삶과 욕망 박희숙 2007

마로니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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