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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그림・전시

사랑의 기억의 추억

by 파장 2012. 7. 3.

사랑의 기억 슬픔

 

빈센트 반 고흐<슬픔> 1882종이에 연필과흑색분필 44.5×27 윌솔 미술관

 

빈센트 반 고흐<슬픔>작품의 모델을 선 시엔(Sien)이라는 여인의 낮에는 재봉 일을,밤에는 매춘으로 부수입을 올리며 살고 있었다. 반 고흐를 만났을때에는 미혼모인데다가 낫지도 않는 고질적인 성병에 걸린 와중에, 또 다시 누군가의 아이를 임심한채 버려진 최악의 상태였다. 그런 그녀를 고흐는 내버려두고 떠날 수가 없었다. 그녀를 그리면서 고흐는 그 어느 것으로도 치유할 수 없을, 생의 바닥에 주저앉은 인간의 좌절을 보았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인간의 감정을 그려야 한다고 믿고 있던 그는 그녀를 본 순간 비로소 슬픔이라는 감정이 이런 것 이로구나 하고 공감한 것이다.

 

사랑의 추억, 환상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물랭 드 라 갈레이트의 춤> 1876 캔버스에 유채 130.7×175.3 오르세미술관

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물랭 드 라 갈레이트의 춤>의 작품에 나오는 여인들을 보면 그들의 현실도<슬픔>의 여인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물랭 드 라 갈레이트는 파리 몽마르트에 있던 대중 댄스홀의 이름이다. 이곳은 입장료가 저렴한데다가 일요일 오후 3시에 열어 자정 넘어 파했기 때문에 주로 근로여성들, 이를테면 재봉사, 꽃장사, 가발제조자, 상점 종업원 등이 마음을 달래기 의해 모여드는 곳이였다.

르누아르는 이들이 흥겹게 춤추는 모습을 화폭에 담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종종 이곳을 찾곤 했다. 그는 모델을 구할 목적으로 그곳에 온 여자들에게 말을 걸다가 나중에는 정말로 연민을 가지고 그녀들의 사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작품 속의 여자들은 대부분 열두 살 즈음부터 공장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하며, 아주 작은 아파트에서 홀어머니와 함께 살거나 아니면 어머니의 애인까지 셋이서 함께 지냈다. 이들은 오직 열심히 일해서 생활형편이 나아지길 바랐으며, 좋은 남자를 만나 멋진 사랑을 하고 예쁜 집에서 오순도순 살게 될 날을 꿈꾸었다.

하지만 현실은 거칠었다. 그녀들의 아버지는 알코울 중독자이거나 어머니를 버리고 집을 나가버린 경우가 많았다. 어떤 여자는 너무 어린 나이에 매춘 중매인에게 속아 착취를 당하고 나이답지 않게 조숙해져버렸고, 또 어떤 여자는 자신을 사랑해주지도 않는 남자의 아이를 가져 불록해진 배로 체념한 채 살고 있었다. 그녀들에게 사랑은 거짓이거나 잠깐 스쳐지나가는 꿈 같은 일 뿐이다.

 

그림에, 마음을 놓다 (이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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