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이 아름다운 여자|앵그르의<발팽송의 욕녀>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발팽송의 욕녀> 1808 캔버스에유채 146×97
여자가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순간은 목욕하고 나올 때라고 한다. 은은하게 퍼지는 비누 향기가 물기를 머금은 촉촉한 피부는 남자들의 마음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아무리 목욕한 후의 여인이 아름답다고 해도 몸매가 발라비틀어진 무말랭이 같으면 사랑받지 못한다. 앞을 보아도 절벽,뒤를 보아도 절벽이면 여인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기보다는 기아에 허덕이는 것 같아서 밥을 먹어야겠다는 생각 외에는 들지 않는다.
여인의 아름다움은 풍만함에 있다. 무조건 갈대처럼 휘어지는 허리를 가졌다고 해서 사랑받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풍만한 여성들이 사랑을 받았다.남자들은 여인의 둔부를 볼 때 성욕을 느끼고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곧 풍만한 여성은 다산을 상징하고, 남성들은 잠재적으로 그런 여성을 사랑할 수 밖에 없다. 인류 역사의 시작을 알려주고 있는 곳이 여자의 육체라서 그렇다.남자는 풍만한 여성에게 자신의 유전자를 쏟아붓기를 원한다.
앵그르의<발팽송의 욕녀>는 목욕을 한 후 침대가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여인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품이다. 그림 속에 여인은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완벽한 S라인의 몸매는 아니지만, 그 당시 미인의 조건을 갖춘 여인을 모델로 해서 제작되었다. 부드러운 불빛아래, 여인은 고개를 돌린 채 침대 머리맡을 바라보고 앉아 있다. 비만하지도 마르지도 않고 적당하게 살이 오른 몸매다. 침대 시트 위에 살포시 놓여 있는 엉덩이는 풍만함을 속이지 않고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고개를 돌리고 앉아 벌거벗은 채 머리에 수건을 쓰고 있는 여인에게서 수줍음보다는 목욕후의 상쾌함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고전주의 영향을 받아 제작한 이 작품에서 앵그르는 여인의 이상적인 육체를 표현했다. 여인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그는 등에 부드러운 빛을 비추어 주름 하나 없는 여인의 이상적인 곡선을 강조했다.
남자의 뒷모습도 아름답다| 다비드의<남성나체>
자크 루이 다비드<남성 나체> 1780 캔버스에 유채 122×170
아무 조건 없이 남자를 사랑하는 존재는 어머니밖에 없다. 하지만 남자에게 어머니의 사랑도 중요하지만, 남자는 여자의 사랑으로 성장한다. 여자에게 사랑받지 못한 남자는 현실에서 좌절을 더 느낄 수밖에 없다. 자신이 짊어지고 가야 할 삶의 무게를 나눌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남성적이라는 것만으로 여자에게 사랑받을 수 없는 시대이다. 여자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을 받는 유형은 섹슈얼리즘이 나타나는 남자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남성미가 자연스럽게 몸에서 흘러나와야 여자에게 사랑을 받는다.
여자만 신선한 꽃향기를 머금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근육으로 무장된 남자의 육체도 향기를 뿜어낸다. 그런남자의 몸을 사랑하지 않을 여자는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자도 여자처럼 아름답게 가꾸어야 한다. 자기 관리가 소흘한 남자에게 눈길조차 가지 않는 세상이다. 이제 시대가 변했다. 남자의 능력만으로는 사랑받지 몫한다. 여자와 마찬가지로 남자도 몸을 가꾸기 위해서는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한다. 남자의 몸도 의학으로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남성나체>는 완벽한 근육질의 남자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남자는 운동으로 단련된 근육을 자랑하고 있다. 붉은 깔개 위에 앉아 있는 벌거벗은 남자는 손에 힘을 주어 바닥에 있는 벽돌을 짚고 몸을 뒤틀어 남성이 만들어낼 수 있는 근육을 있는 힘껏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자크 루이 다비드(1748~1825)는 남성의 활동성을 강조하기 위해 머리를 바람에 날리는 것으로 묘사했다. 또한 여기서 바람은 그 당시 나폴레옹이 일으킨 혁명의 바람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비드는 이 작품에서 남자의 육체를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의지를 지켜나가는 이상적인 남성상으로 묘사 했다
명화속의삶과욕망_박희숙 2007. 10
마로니에 북스
'문화예술 > 그림・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받지 못한 자의 비애 (0) | 2012.07.01 |
---|---|
고양이, 강아지와 함께하는 소녀 (0) | 2012.07.01 |
생존과 나태 (0) | 2012.06.30 |
술의 유혹 (0) | 2012.06.29 |
일확천금을 꿈꾸게 만든다. (0) | 2012.06.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