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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그림・전시

[그림]사랑에 전부를 거는 당신

by 파장 2012. 7. 3.

자신의 전부를 사랑에 건 여자, 카미유 클로델

 

 

 

 

 

 

 

 

 

 

 

 

 

오귀스트 로댕<키스> 1886~1898 대리석 파리 로댕 박물관

 

능을 가지고 태어났으나 자기 영역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여자, 카미유 클로델(Camill Claudel, 1864~1943)이라는 프랑스의 조각가이다. 클로델의 모습을 보려면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의 「입맞춤」을 보아야 한다. 로댕이 클로델과 열렬한 사랑에 빠져 있는 동안 제작한 「입맞춤」이야말로 클로델의 삶을 한마디로 요약해준다. 클로델은 사랑에 자신을 남김없이 내어주고 자신의 예술을 모두 녹여버린 여자 였기 때문이다. 포옹하고 입을 맞춘 두 사람은 사랑이라는 감정과 욕정 안에 서로 하나가 된다. 안이 밖이 되고, 밖이 안이 되는 경계 없음의 순간이다.

 

로뎅과 클로델은 함께 지내면서 동시에 똑같은 작품을 만들거나, 공동 작업을 했다. 로댕은 자신이 참석하는 파리의 모든 사교계 모임에 클로델을 동반 하고 다녔다. 사람들은 그녀의 미모와 예술가적 기질에 매력을 느껶고, 시선을 뗄 줄 몰랐다. 클로델은 그것을 자기가 이루어낸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즐겼지만, 그것은 착각이였다. 로뎅의 제자로 오기 전에 이미 조각가로서 재능을 인정받기 시작한 그녀 였다. 그러나 이제 아무리 노력을 기울어도 그녀의 재능 자체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거대한 스승 로댕의 그늘 아래 그녀의 존재는 완전히 가려져 있었던 것이다.

 

클로델은 로댕을 떠나 바로 그 이듬해에, 개인 이름을 걸고 작품을 출품할 기회를 가졌다. 하지만 출품작이 로댕의 작품과 유사하여 스승 작품을 표절 했다는 의혹을 받게 되었고 오히려 로댕과의 스캔들만 세인들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된다. 그러는 중 로댕은 영광 속에 예술가로서 정점에 이르고 있었다. 서로 사랑했을 뿐인데, 함께 예술 작업을 했을 뿐인데, 자신은 지워져버리고 세상에는 오직 그 남자만 남아 있었던 것이다.

 

로댕에 대한 감정은 피해망상증으로 바뀐다. "로댕은 나에게 독약을 주었어요" 그와 나누었던 달콤한 입맞춤이 곧 파멸의 독이었던 것이다. 클로델은 이후 정신병신에서 30년을 보냈다. "내 삶이 어찌 이럴 수 있나요" 하고 날마다 절규하다가 결국 그곳에서 쓸쓸히 죽음을 맞이했다.

 

 

사랑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리카르드 베리 <북유럽의 여름 저녁> 1899~1900 캔버스에 유채 170×233.5 스웨덴, 예테보리 미술관

 

맞춤에 몰입할 때 두 사람은 하나가 된다. 그래서 나 자신이 그리고 상대방이 각각 세상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리카르드 베리(Richhard Bergh)<북유럽의 여름 저녁>의 작품은 남녀가 적당히 떨어진 위치에 서서 바깥 경치를 평화롭게 감상하고있다. 이 정도 거리라면, 세상도 보고 상대방의 모습도 하나의 인간으로 객관화시켜 바라볼 수가 있다.

 

독일의 연극이론가 브레히트(Bertolt Brecht)는 관객들이 연극배우들에게 완전히 감정이입을 하지 말고 무대의 사건을 생소한 듯 거리를 두고 감상할 것을 권하였는데, 그 이유는 이성을 개입시키고 판단력을 작동시켜 연극을 보라는 견지에서이다. 사랑하는 사이도 가끔은 거리를 두고 서로를 낯설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본능이 이성과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경계 없음의 경지는 아무나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세계를 소멸시켜 경계 없음에 도달하는 것은 하수이다. 자기영역을 둗건히 지키면서 경계를 넘어설 수 있어야 고수가 되는 것이다.

 

 

그림에, 마음을 놓다 (이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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